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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예술의전당 전시 《세계 저편에서, 날아온 새》 후기

스테이 소월 2024. 6. 27. 16:09

익산 예술의 전당 이동근 개인전 후기

 

익산예술의전당 전시 현수막
익산 예술의 전당 전시 현수막

 

지난 주말, 익산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4 기획전시

《세계 저편에서, 날아온 새》를 다녀왔습니다.

 

전시 개요

 

전주에서 이 곳 까지 방문한 이유는

이동근 작가는 저희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그 영향으로 저 또한

미술을 전공하게 되었고

덕분에 무엇이든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버릇이 몸에 밴 것 같습니다.

 

익산과 이동근 작가

이동근 작가의 과거, 현재의 모습
이동근 작가 과거, 현재 모습

 

이동근 작가는 정읍 출생,

익산에서 성장하고 활동한 작가 입니다.

 

농업을 기반으로 삼아온 '익산'이 처한

위기를 통찰하고

농업, 농사라는 생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작업으로써 드러냅니다.

이는 이동근 작가의 예술은

익산이라는 지역에 토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

1977년 단체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시며

 

무엇보다 익산을 대표하는

예술인이신 만큼

전시 또한 대규모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 삶의 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
2부 이동근 아카이브: 이행의 이력들
3부 농익는 풍경, 발효되는 생명

 

 

1부: 삶의 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

이동근 개인전 1부 '삶의 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개
전시 1부 소개

 

전시 1부 전경
생명을 주제로 한 조형물

 

1~3부까지 이루어져 있었고

위에 캡션에 적힌 것처럼

쓸모를 상실한 사물을

형상화한 작업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평면과 조형을 넘나드는

넓은 작업 스펙트럼과

웅장한 전시 스케일에

저희 아버지이시지만

이날만큼은 존경심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한평생 예술을 실천하시고

이를 한데 모아 보는 것은

저에게도 새로운

시각적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우유팩 재료를 사용한 작품

 

이동근 작가는

자연 순환과정에서 '분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위의 작업의 경우

우유팩을 활용한 작품입니다.

 

병뚜껑을 재료로 활용한 작품

 

쓸모를 잃은 재료를

다시 작품에 가져와 활용하는 것으로

 

자연에 대한 담론,

순환에 대한 담론에서

버려짐, 분해의 과정이

사회적으로 경시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져 성장해 왔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2부: 이동근 아카이브: 이행의 이력들

2부 전시 전경

 

전시 2부는 이동근작가의

그동안의 예술관,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입니다.

캡션에도 적혀있지만

지자체에서

전북 미술이 아직 완전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기록은 훗날 좋은 자료로써

기능한다고 합니다.

 

특히나 이동근 작가처럼

지역 출신에서부터

현재까지 쭉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의 경우

그 가치가 더욱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시 2부 시청각 자료

 

 

드로잉들을 디지털화 한

영상과 작가의 작업을 연구한

영상 자료 등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깨달을 수 있었고

아버지가 그동안

어떤 예술로써 활동해 오셨는지

그 발자국들을

작품사이를 거닐며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드로잉을 디지털 자료로

남겨 기록하는 것은

먼 세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버지뿐 아니라

익산예술의 전당과 같은

기관이 단순한 문화생활의 목적이 아닌

지역 문화,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3부: 농익는 풍경, 발효되는 생명

3부 전시 캡션

 

1부가 죽음, 소멸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3부는 죽음 이후, 재생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작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말로

풍경을 신체화하는 것, 신체 풍경을

꼽을 수 있겠는데,

이는 그림의 대상과 작가 내적인 요소가

하나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부에서 보이는 전시는

작품 자체 즉, 캔버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신체로 합쳐져 있던 풍경은 다시

현실의 풍경인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3부의 작품들은

1부와는 다르게 자연으로

시선이 확대된

모습입니다.

 

소멸되는 것들을 조명하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 순환을

전시 구성으로써 풀어낸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구성은 관자의 입장에서도

이해를 돕고 작품 해석의 여지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1 전통의 재발견, 새로운 시계의 형성

 

처음  이 시리즈를 감상했을 때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생각이 들어

무겁게 다가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작품은 오히려

지금까지도 명맥을 이어오는

'전통'을 이야기합니다.

 

그 시간성을 사물에서

포착하고 시각적으로

다시 현재에 두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3-3 발효되는 풍경, 분해자로서의 작가

 


전시 후기를 적으며

순환, 재생의 관점에서

여러 생각을 마주하게 되니

'그렇게 반복되어 지금으로 온 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순환의 고리를 걷는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드니

자연으로

환기되는 것 같습니다.

 


이동근 개인전 세계 저편에서, 날아온 새 포스터
이동근 개인전 세계 저편에서, 날아온 새 포스터

 

장소: 익산 예술의전당

기간: 2024.06.14 ~ 07.28